피드로 돌아가기
새로워지기·문장 발효 과학

인간의 의식과 우연성에 대한 고찰

NS
normalstory
표지 이미지


인간의 의식은 존재가 부조리하고 의미 없고 우연적이며 여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메스껍고 두려운 감정을 느낀다. 사르트르는 이 메스껍고 두려운 인식을 '구토(Nausea)'라고 부른다. 의식은 그 자체에는 아무것도 있지 않으며, 단지 우연성과 '관계'로, 근거 없는 무언가의 단순한 반향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는, 또 인간은 끊임없이 이 세계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면서 우연성을 억압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분류한다. 우리는 어느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를 통해 이름 없는 존재의 무방비란 우연성을 제거했다고 믿는다. 
... 실존주의 철학자가 말하는 진실은 이렇다. 존재는 오직 다른 존재에 대해 의미와 목적을 지닌다. 그리고 이 세계 전체는 궁극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우리 행동이 부여하는 상대적인 의미와 목적을 지닌다.
... 샤르트르는 우리가 늘 우연성에 대해서만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진정성에 도달하고 거짓으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 가끔은 우연성을 인식하거나 배경 지식으로 우연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 삶의 우연성을 힐뜻 본 뒤 겁먹고 도망치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기투(project: 현재를 초월하여 미래로 자기를 내던지는 실존의 존재양식. 샤르트르와 하이데거의 개념으로 , 현실 세계에서 항상 자기자신을 창조하면서 그 가능성을 전개해나가는 존재양식을 말한다.)는 자기기만으로 몸을 피해 자신의 우연성과 세계의 우연성에서 도망치는 것이다. ... 타인에게 존중받을 자신의 절대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타인의 존중을 통해 자신의 필연성에 대한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이 할 일은,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의무적으로 수행하고 자신을 그 역할과 완전히 동일시하는 것뿐이다.
...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객관적 광기'라는 이름을 붙인 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해 썼다 객관적 광기에 걸린 사람은 진정한 의미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사실로 가득 채워서 객관성에 자신을 고스란히 내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심지어 자신마저 또다른 사실이라고 여기는 지경에 이른다. 키에르케고르는 객관적 광기를 '주관적 광기'와 비교한다. 여기에서 주관적 광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신이상을 의미한다. 키에르케고르는 객관적 광기에 걸린 사람은 주관적 광기에 걸린 사람에 비해 한참 부족라며, 영혼도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주관적 광기에 걸린 사람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광기가 그 사람의 살아 있는 영혼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주관적 광기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예로 돈키호테를 들 수 있다. 객관적 광기의 대표적인 예는 전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가 있다. ... 우리는 미친 사람(주관적 광기)의 눈을 들여다보기 주저한다. 그 눈 속에서 정신착란의 깊이를 잴까 저어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친 사람(객관적 광기)의 눈을 감히 들여다보지도 못한다. 그 사람의 눈이 유리 눈알이며, 머리카락이 양탄자 누더기로 만들어졌다는 걸 볼까 두렵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그 사람이 인공물이라는 사실을 알까 두렵기 때문이다.

... 콧수염을 기른 사람은 자신의 콧수염을 적어도 다른 사람이 보는 만큼은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콧수염은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며, 콧수염을 기른 사람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기로 선택한 사람이다.
... 다시 한번 갈조하건대 실존주의자가 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는가보다 그일을 하는 자세이다. 항상 그렇듯이 '선택'은 우리 몫이다.

친절한 찰쓰씨
글쓴이
친절한 찰쓰씨
친절한 찰쓰씨 · 일상 UX 디자이너
기획·디자인·단상을 조용히 기록합니다.
작가 페이지에서 더 보기

이어서 읽기

새로워지기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Mar 31, 2026·8
새로워지기

테크 라이프 발란스

Feb 7, 2026·3
새로워지기

휴탈리티 박정렬

Feb 7, 202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