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게임처럼
레벨을 쌓듯 리워드를 찾으며
차곡차곡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인생에서 쌓을 수 있는 것은
글쎄, 추억과 감정이 전부가 아닐까한다
하지만 이 조차 매우 일시적이고 한시적이다
인간은, 아니 나에게 있어
기억은 지극히 짧고 그저 불안만 아늑히 깊을 뿐이다
스터디를 하며 동일 업의 '업'자를 만났다
그는 토요일에도 열심히다. 자발적이라고 했다
나는 토트와 같이 자발적이지만 치열한, 스스로에게 엄격한 그 자발적 맞냐고 했다
그렇다고 했다. 자발적 부지런함과 근면..
문득 슬퍼졌다
부지런함과 경쟁 그리고 자발적(또는 스스로)은 참 씁쓸한 삼각 관계라 생각이 든다
경쟁 구도에서 어떻게 자발적 부지런함이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구조는 사실 패놉티콘(영어: panopticon) 또는 파놉티콘이라 불리우는 구조에서나 가능하다
여기에는 암묵적 합의와 자발적으로 보이는 참여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서의 자발적은 사실 결코 자발적일 수 없다
생계를 경력을 인정을 리워드를 높일 수는 없어도 잃을 수는 없는 다수에게 있어 이는 생존적인 참여가,
생존을 위해서라면 자발적일 수 밖에 없는 참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내가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그 일들이 아무도 모르고 인사고과에 반영 뿐만아니라 이력서에도 넣을 수 없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그 일을 한다면 그때 그제서야 그건 자발적이 아닐까한다.
인생은 게임과 상당히 닮아 있지만(게임은 인생의 많은 모티브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인생은 시작과 끝이 비자발적이라는 점이고(종종 끝을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의미있는 부분이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게임은 시작과 끝이 지극히 자발적이라는 점이다
혼자 할 수도 있지만 같이하는 맛-이 있고 꾸준히 무언가를 했을때 리워드와 파티원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고 더 큰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재화와 아이템을 축적해서 원하는 무언가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많은 부분을 닮아 있지만, 아니 닮아가고 있지만..
시작과 끝이 비자발적이라는 매우 커다란 차이가 있다
끝이 비자발적인 상황 또는 삶에서의 비자발적 부지런함은 매우 슬픈.. 아니 슬픔보다는 먹먹한 감정을 주는 것 같다
재화가 없어도 레벨이 낮아도 그 자체로 인정받을 수(생각해보면.. 받을 필요는 또 뭐가 있는가-)되는 살아있음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상호 건강하게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 또한 옵션이지 필수는 아니지 뭐겠는가)-
대충 살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경쟁 구도 또는 프레임에서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가 오히려 대충- 사는 편에 더 가깝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책 처럼. "그냥 하지 말라"를 말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가까이가면, 내가 어떤 생각으로 하는지 타자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뭘 했는지는 타자는 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 스스로가 내가 뭘하는지를 타자에 보여주느라 바쁜 나머지, 내가 어떤 생각으로 했는지를 잊어버리고 관성을 갖는 상황은 피하자는 말이다.
이건 개인의 태도의 문제보다 프레임의 문제이다.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 프레임을 조정하거나 그 프레임에서 나오는 방법이다. 하지만 대부분 프레임은 만든 사람이나 일부 계층의 권한인 만큼 그 프레임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현실적 방안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어쩌면, 아니. 이건 내 편향이다. 지극히 좁고 깊은 나의 편향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 그러한 나의 편향은 이 구절로 만들어졌다
" "
문득 나는 어떠한가 돌이켜본다. 나는 어떠한가
나 또한 좋아서 일을 취미처럼 한다. 일과와 밤 그리고 낮이 없다
당구에 빠지만 누워도 당구대가 보인다고
지금 나에겐 온통 agentic LLM과 스마트 컨트랙트와 같은 것들이 사방팔방 돌아다닌다
하지만 취미와 같은 일은 경쟁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와같은 특성에 본의아니게 아마추어에 그칠 수 있다
사실 난 아마추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쟁을 하지 않는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라 명명되는
타자들의 프레임 또는 상 아니면 기호에 그닥.. 뭐 어쩔티비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에 와보니 그런 것 같다. 한참을 아픈지 모르고 아파보니 그런 것 같다
뭐든 살아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뭐든 그 살아있는 동안 감정이 중요한 것 같다
물론 그 감정이 타인의 감정 또한 존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면면을 한발짝 떨어져 지켜볼 수 있는지, 지켜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진정성. 한 때 나는 나의 진정성을 타인에게 강요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하는 일에 진심과 그 태도를 갈아 넣듯
타인들도 그렇게 하길, 그리고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길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그런 동일 업의 '업'자를 만나보니
그 시절 청춘을 바라보고 있자니
시스템1은 문득,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그의 투철한?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의지라고 하기엔 너무 경쟁적인 말의 온도를 느끼며
나는 어떠한가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
한번 더 내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선에서의 내 감정이었던 것들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