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의 서문에서 무려 2천 년 전에 "정보 과잉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주요 원 인'이라고 진단한 세네카의 혜안을 언급한 점이 흥미롭다. 18세기 독일에서도 이른바
"'책이라는 역병'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고, 머지않아 사람들이 집중하는 데 곤란을 겪게 되리라는 우려를 낳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보의 양에 대한 우려는 새삼스러울 게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른가? 현대인의 집중력이 절대적 정보량과 주의 산 만함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나?
우선 이 말을 하는 게 좋겠다. 인류는 언제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있었 다. 우리가 야외에서 걸을 때나 집 안에 있을 때나 항상 주변에 정보가 넘쳐나서 소 화하기 힘들 정도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부분적으로만 처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뇌 의 근본적인 특성이다. 뇌는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하며 이런 선택을 '주의 atenton' 라 고 부른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는 경쟁이 어마어마하 게 심해졌다는 것이다.
주의는 한 번에 한 군데만 할당된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먼저 상대 방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수많은 사람과 기업이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또는 태블릿처럼 사람들이 늘 가까 이 두는 장치에 접근하기 쉬워져 훨씬 더 효과적으로 주의를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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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즈 파스칼이 남긴 글이 생각난다. 그는 인류의 모든 문제가 혼자 방에 조용히 앉 아 있지 못해서 생겨난다고 했다.
정말 멋진 구절이다. 몇 년 전에 전기충격 장치가 있는 방에 사람들을 혼자 두는 실 험이 있었다. 혼자 남겨진 지 12분 만에 대다수의 피실험자들은 스스로에게 전기충 격을 가했다. 이 실험의 요점은 사람들이 혼자 생각에 잠기느니 차라리 심한 자극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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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기업의 이윤 추구욕 때문에 당분간 그런 일은 생길 것 같지 않다. 기업 입 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큰 돈벌이가 되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주의집중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아이들의 머릿속이 점점 엉클어지고 있다는 우울한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어린이와 십대 청소년들이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과 주의 분산의 빈 도가 급증한 것이 그들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정보 과잉과 미디어 홍수가 아이들의 집중력에 영향을 주는지, 또한 관련 연구가 있는지 궁금하다.
연구 성과가 별로 없어서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상관관계를 다루었고, 소셜 미디어로 소통하는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자료가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 자료는 이미 학생들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어 서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말 과장이 아니라, 나는 무엇이든 어린 시절에 배운 것을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도 선호하게 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테니스를 잘 치고 싶다면 체력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일 찍 테니스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인지 능력이 요구되는 수많은 작업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읽기와 쓰기, 발 표하기를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부터 학교에 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 어 릴 때는 소셜 미디어를 많이 접하지 않기 때문에, 어릴 때 집중을 잘하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더 나은 집중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당장 제시할 수 없다.
주의를 집중할 대상을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도 가끔 아이들의 관심사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가령 아이들이 비디오를 볼 때 흔히 등장하는 것이 광고 아닌가. "너희가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야?" 이번에 《뉴필로소퍼》에서 산만함 을 다루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방향이다. 우리가 반드시 논의해야 할 주제이기 때 문이다. 결국 해답은 주의력이다. 더 오래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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